
몇 년 전부터 자율주행 자동차는 AI와 더불어 떠오르는 뜨거운 감자이다. 2017년 현재 많은 업체가 개발 중이며, 그중에는 상용화 직전이라고 발표한 업체도 다수다. 사실 자율주행차의 역사는 오래 전부터 시작됐다. 1980년대 미국 카네기멜런대학 자율주행 연구팀 NavLab이 1986년 쉐보레 밴을 개조한 ‘네브랩1’을 선보인 것이 첫 번째 자율주행차였다. 이후 메르세데스 벤츠를 비롯한 많은 자동차 회사들과 연구기관에서 ‘자율주행’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개발을 시작했다. 자율주행차는 2012년 구글이 유튜브에 자율주행차의 주행 영상을 공개하면서 화제가 됐다. 이로써 먼 미래의 기술이라 여겼던 자율주행차가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 하지만 꿈을 이루기에는 너무 도전적이었던 탓일까? 2016년 2월 구글의 자율주행차에서 사고가 발생했다. 비록 접촉사고 였지만, 자율주행차의 안정성에 문제가 이슈화된 계기가 됐다. 하지만 해외의 여러 기업은 모험심을 즐기듯 더욱 도전적인 실험을 진행했고,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된 신차를 연이어 발표했다.
국내 자율주행 기술은 어디까지?
세계의 자율주행 기술은 사회적 이슈와 실험을 바탕으로 성장 중이다. 반면, IT, Technology 강국으로 불리는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어느 정도일까?자율주행이 국내에서는 커다란 이슈로 떠오르지 않은 이유는 바로 ‘안전’이다. 급진보다는 점진을 택한 것이다. 시속 30~ 60km로 주행하며 주행 중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직 세계의 레벨에는 도달하지 못했지만 한국의 자율주행 기술은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그 중심엔 통신사와 대기업이 있다.
SK텔레콤(이하 SKT)에서는 TMap에서의 빅데이터를 반영한 자율주행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자율주행의 센서와 카메라는 악천후나 야간 같은 특수 환경에서 성능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 따라서 SKT는 3D HD맵과 5G V2X 등을 이용하여 사각지대에서의 정보를 전달하여 상황인지와 주행 판단 능력을 높여준다.
이로 인해 2017년 7월 19일 국내 통신사 최초로 자율주행차 임시 운행 허가를 취득했다. SKT는 9월 21일 경부고속도로의 약 21km구간에서 시험 주행에 성공했다. 이날 시험 주행에서는 차량 통제 없이 주변 차량 흐름에 맞춰 시험 주행을 진행했다. 최고 속도는 시속 80km, 평균 속도 47km로 약 33분 동안 주행했다. 자율주행 면허가 허락된 최고 속도는 시속 80km로 허가속도를 넘기지 않도록 설정한 소프트웨어가 재대로 작동함을 증명했다. SKT는 향후 TMap의 빅데이터를 빠르게 주행 알고리즘에 반영하여 더욱 정확하고 민첩한 자율주행차를 만드는데 중점을 둘 것이라 예고했다.
삼성전자도 SKT와 마찬가지로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2015년부터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개발을 위한 조직을 꾸리고 관련 솔루션을 구현 목표로 연구개발 중이다. 이후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전장 사업 관련 혁신 기술 확보를 위해 약 3,300억 원 규모의 ‘오토모티브 혁신 펀드’를 조성하여 공격적인 행보를 이어나가고 있다. 또한 삼성전자는 한국과 미국에서 자율주행 면허를 확보한 상태라고 밝혔다.
지난 9월 30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량 국에서 자율주행차 시험을 승인 받아 2대의 차량을 이용하여 시험중에 있다. 국내에서는 이보다 이른 5월 국토교통부로부터 시험 운행 승인을 받아 동양과 서양의 다른 운전문화를 동시에 시험할 수 있는 준비를 마련했다. 자율주행의 단계는 총 6단계로 구분한다.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가진 기업들은 대게 3.5단계 정도의 기술을 가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이에 비하면 한국은 아직 2.5단계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비록 사고나 안정성의 불안요소를 갖고 있지만, 해외의 다수의 기업이 자율주행 기술을 상용화 할 계획이다.

[그림 설명 : 자동차공학자협회(SAE)가 규정한 자율주행 6단계] (출처 : CIO.com)
해외의 자율주행 기술
그렇다면 해외의 기술은 얼마나 더 발전한 것일까? 구글의 경우, 자율주행 프로젝트를 담당하던 연구소를 분리해 ‘웨이모(Waymo)’라는 자회사로 독립시켰다. 여기에 인텔까지 합류하여 개발에 가속을 붙혔다. 이후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는 시각장애인을 태우고 시험운행에 성공했다. 미 언론들은 이를 두고 “완전 자율주행 기술이 확신단계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이정표”라고 소개했다. 즉, 개발단계가 상용화에 다다랐다는 것을 뜻한다.
가장 모험적인 자율주행시스템 개발사는 테슬라다. 테슬라는 선두주자 축에 속하는 전기 자동차 기업이다. 하지만 작년 5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 모드로 주행하던 운전자가 교통사고로 인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고속도로교통안전국(이하 NHTSA)는 이 사건을 조사한 후 보고서에서 오토파일럿 모드가 전방의 하얀 트레일러를 하늘로 착각해 발생한 것이라고 밝혔다. 분명한 결함이다. 하지만 NHTSA는 오토파일럿 모드를 자율주행이 아니라 운전자 보조 기능이라고 판단하면서 운전자가 사고 발생 적어도 7초 이전에 긴급 조작을 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핸들을 돌리거나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관해 자동운전을 뜻하는 오토파일럿이라는 이름을 바꿔야한다는 등의 항의가 빗발치고 이에 테슬라 측은 번역의 오류였다고 해명함과 동시에 사고가 난 기술을 찾아 개선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테슬라는 2016년 10월 20일 발표자료에서 이 후 모든 테슬라의 차량에는 자율주행시스템을 탑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안정성에 있어서는 논란의 여지가 충분히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점진적인 개발 속도 VS 해외 급진적인 개발 속도
대다수의 기업들의 생각은 ‘자동차 시장의 변혁’이다. 기존의 자동차 시장이 정체되어 있어 새로운 시장으로 나아가는 발판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꼽는다. 이에 각 회사들은 각자의 회사의 이념에 맞게 속도를 내고 있다. 큰 틀은 점진vs급진 이다. 하지만 국내기업은 점진을 택할 수 밖에 없다. 이는 규정의 문제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자율주행차 임시운행 규정은 매우 까다로운 편이다.이번 수정된 제정안의 주요 내용은 아래 표와 같다

[그림설명 : 국내 자율주행 임시운행 규정과 그 문제점]
이러한 규정때문에 기존 자동차의 틀을 갖추지 않은 자율주행차의 경우 임시운행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의 경우 법과 제도를 정하고 준비해온 덕에 기술의 급진에 대비할 수 있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의 경우 자율주행차 규제에는 안전관리자(Safety Driver)가 없는 자율주행차도 시험운행을 허용한다. 미시간주에서는 테스트에 그치지않고 소비자를 대상으로 판매할 근거 법안을 마련 중이다.
물론 대한민국의 도로 형편상 차량이 많아 사고 위험이 크고 사고에 따른 불편 감소를 위한 정책이라는 것을 이해못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의 전체 사고의 95%이상이 상대 운전자의 과실로 결론이 난 것을 보아, 모든 차가 자율주행차로 바뀌지 않는 이상 사고의 위협은 언제나 존재한다. 대한민국의 개발자들은 2020년을 기준으로 완전한 실물이 공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주변 인프라 구축이 뒷받침 되지 않은 한 실제 도로 주행이 가능한 양산 차 출시는 어렵다고 한다. 현 제도의 개선이 시급한 이유이다.
17년 12월부터 18년 1월 사이에 판교에서 자율주행 버스가 운행될 예정이다. 한술 더 떠 2019년까지 판교 일부지역에 자율주행 실증단지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대구에서는 자율주행차 시범운행단지를 건설 중이다. 이처럼 각 지자체에서 힘을 내어 자율주행 기술의 발전 속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러한 모습을 본받아 국가적 차원에서 자율주행차 시범 운용 등을 적극 장려하고, 나아가 개발을 지원하여 세계에서 손꼽히는 자율주행의 선두주자로 뛰어가길 바란다.